그 사람이 저만큼 가고 있습니다
나는 그 뒤를 아무 말 없이 따라가고 있습니다
그 사람과의 거리가 그렇게 멀게 느껴지는 건 처음 이었습니다
나를 잊지 못해하던 사람
내 모든 걸 주어도 아까울 것이 없었던 사람
그 사람의 바램이라면 모든 것을 들어 주고 싶었던사람
그 사람의 뒷모습이 왜 그렇게도 무거워 보였는지
그때는 아무런 느낌이 없었고
단지 내 곁을 사라져가는 그 사람만 아쉬워하며
잠시 다가올 내 빈 공간만 생각했습니다
그 후
많은 것들이 할퀴듯 가슴에 저려왔고
가시밭길을 헤매듯 상처는 핏빛으로 물들여졌습니다
그 상처가 아물기까지 얼마나 방황하고 아파해야 했는지
그 사람은 모를 겁니다
따스하던 그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매정하리만큼 뚜벅뚜벅 얼굴을 떨구며 가는 그 사람이
나는 왜 그리도 밉지 않고 내 곁에 남아주길 바랬는지
나도 모릅니다
마음은 잡아도 보고 싶었지만 그 사람의 단호함 때문에
여린 내 가슴은 콩닥거리기만 했을 뿐
행여 그 사람의 마음이 더 상할까봐
내게 남겨질 수많은 고통과 시련은
생각도 하질 못했습니다
이제 어느 것 하나 그 사람과 연결시켜 놓은것은 없지만
그 사람이 날 많이도 사랑했던 것만은 기억합니다
세상에서 그렇게 아름다운 사랑을 했을까도 생각해보고
세상에서 그렇게 슬픈 이별을 했을까도 생각해봅니다
옛날에 아주먼 옛날에 그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