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햇살
할미꽃빛 미소 지으며
한여름 소낙비에
헤쳐진 고사리빛 미소 지으며
아린 들국화꽃 향기에
눈물꽃 미소 지으며
그리 계십니다
그리 계십니다
푸른 소나무
겹겹쌓인 하얀눈
내 몸 감는 이불 삼아
눈꽃 미소 지으며
항상 그곳에
항상 그자리에
조금의 움직임도 없이
그냥 그렇게
눈발 맞으며
바람 맞으며
계십니다
뒤돌아
굽이 굽이
촘촘 늘어선 나무들이
내 발목을 잡습니다
내 마음을 잡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여전히
내 마음 잡고
내 발목 잡고
눈물 흘리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