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품에 안기다 2003년 8월14일
그 산은
영겁의 세월이
공들여 빚어 놓은
바위 관 머리에 얹고
지나가는 바람이
흔들어 주는
연주 암 풍경 소리에
하 많은 세월이 가도
귀 멀지 않는다네
하늘을
떠 돌던 구름들
비 되여 내리면
잔주름 진 계곡마다
만인이 떨구고 간
백팔번뇌 주웠다가
졸졸대는 물 독경소리에
말끔히 씻어 버리고
청정한 모습 되여
나를 반기네
오늘도
생멸하는
자연의 섭리에
겸손히 허리 굽히고
세인의 모진 발길에
속 살이 찢기어도
초월자의 무심으로
가만히 안아 주니
아름다운 관악산아
네 품이 그리우면
다시 너를 찾으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