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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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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실타래 2003-08-18

제목 : 가신님을 가슴에 묻고

 

 

아직도 카랑한 목소리는 산등성이

어딘가에 울릴 것만 같은데

님과의 인연이 요것밖에 아니라

참으로 속상합니다.

짧은 인연을 아시기나 했듯이

당신을 모조리 보여 주시기가 급급해

며느리 마음을 섭하게도 하시더니

 

긴 병끝에 효자업다지만

큰며느리 불효를 거역하시려고

그렇게 급히 가버리셨겠지요.

꺼져가는 숨자락속에

차마 감지못한 두 눈으로

'저것들 다 니 몫이다.'

부탁하시는 것 같아서

"우애있게 지낼 것입니다. 아무 걱정 마소서!"

망자의 넋을 달래봅니다.

 

가신님은 가슴에 묻어두고

산 자들은 저마다 생의 굴레속으로

어김없이 빨려들어 열심일 수 있으니

부디 가신 님 마음을 헤아릴수 있다면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부처님 총명한 지혜로 자비로움을

나눌 수 있도록 하소서

혹 허튼 마음, 삿된 욕심 훌훌 벗고

가신 님이 지켜 볼제

빙긋이 웃으실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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