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가신님을 가슴에 묻고
아직도 카랑한 목소리는 산등성이
어딘가에 울릴 것만 같은데
님과의 인연이 요것밖에 아니라
참으로 속상합니다.
짧은 인연을 아시기나 했듯이
당신을 모조리 보여 주시기가 급급해
며느리 마음을 섭하게도 하시더니
긴 병끝에 효자업다지만
큰며느리 불효를 거역하시려고
그렇게 급히 가버리셨겠지요.
꺼져가는 숨자락속에
차마 감지못한 두 눈으로
'저것들 다 니 몫이다.'
부탁하시는 것 같아서
"우애있게 지낼 것입니다. 아무 걱정 마소서!"
망자의 넋을 달래봅니다.
가신님은 가슴에 묻어두고
산 자들은 저마다 생의 굴레속으로
어김없이 빨려들어 열심일 수 있으니
부디 가신 님 마음을 헤아릴수 있다면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부처님 총명한 지혜로 자비로움을
나눌 수 있도록 하소서
혹 허튼 마음, 삿된 욕심 훌훌 벗고
가신 님이 지켜 볼제
빙긋이 웃으실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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