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몰랐습니다.
굵게 박힌 그 굳은살이
우릴 위해 애쓴 그런 흔적임을
그땐 정말 몰랐습니다.
걷어올린 바지 사이로
너무도 선명하게 박힌 그 반점들이
고통의 흔적 삶의 흔적임을
그땐 정말 몰랐습니다.
중학교 입학하고
커져버린 가방이 안쓰러워
버스 창으로 가방을 넘겨주시던
당신의 그런 마음
그땐 정말 몰랐습니다.
회사에 입사하고
통근버스 타는 곳까지
몰래 뒤따라 오시며 바라보던
그마음
그때는 정말 몰랐습니다.
우린 그날도 그렇게 숨바꼭질하듯
그길을 서로 돌려다보며
그렇게 웃었는데
당신이 바라보며 따라온 그길
웃어준 그 눈빛이
사랑의 표현 전부였음을
나이제 부모가 되어 알았습니다.
그때의 당신마음과
지금의 나의 마음이
그흔한 사랑과는 또 다른 사랑였음을
저 정말
그땐 몰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