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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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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게는


BY 밥푸는여자 2003-08-07

      
        바람에게는 / 김 미 선          
      
      
      
      바람에게 세상은 말 많은 바다    
      
      바람에게 숲은 옷 갈아 입는 산호초 
      
      
      바람에게 사람은 물 없이 사는 물고기   
      
      
      
      바람에게도 뾰족 주둥이가 있어   
      
      상큼한 초록바람 한 점 물어다 놓고   
      
      아리디 아린 갈바람 한 점 물어다 놓고   
      
      바람붓대로 휘휘 섞어가며 그림을 그린다
      
      
      
      지푸라기같은 이내 마음 
      
      이리 둥실 저리 둥실 섞여가며 
      
      세상물살에 밀려 사는 눈 먼 물고기
      
      물빛 바람 뾰족 주둥이에 마음 귀 기울인다     
      
      
      
      눈을 감고 살아도 뵈는 세상   
      
      귀를 막고 살아도 들리는 세상   
      
      바람이 물어다 주는 세상 있어   
      
      눈 멀고 귀 먼 세상은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