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t Atkins - Vincent 클릭하시면 음악이..♪ 집으로 무언가를 가지러 갔다가 저만치에서 탁 탁 하는 소리가 나서 바라보니 울엄마 머리에 수건을 쓰시고 콩을 터신다 회초리로 투정하는 아이 아프지 않게 매질하듯 콩알이 멀리 튀지 않을 만큼만 콩알이 껍질에서 튕겨져 나올 만큼만 탁 탁 콩단을 내리 치신다 가을걷이가 한창인 울엄마의 모습은 어릴때부터 지금까지 늘 저 모습 그대로였던 듯 바람에 날린 더부룩한 퍼머머리 늘 따뜻하게 입으시라고 해도 왠지 허술해 보이는 옷차림 멀리서 울엄마 콩 터시는 모습을 보니 정겨워서 웃음이 나온다 울엄마 저 콩 털어 뭘 하시려나 주말에 사위들 딸들 다 모이면 마당에서 콩을 갈아 먹는건 잠깐이고 손만 많이가는 두부를 만들어 주시려나 아니면 집으로 돌아가려는 자식들 김치랑 배추랑 무우랑 욕심껏 실어주신 그 틈으로 까만 비닐봉지에 담은 콩을 더 채워 보내시려나 울엄마 콩 터신다 생각없이 두드리시는 손길 같지만 저 콩 털어 뭘 하실건지 벌써부터 정해 놓고 계시다는 걸 내가 엄마가 되기전에는 몰랐었지 울엄마 콩 터신다 바람이 차든 끼니때가 되든 상관없이 울엄마 저 콩 다 터실때까지는 절대 일어나지 않으실거다 탁 탁 탁 탁 울엄마 콩 터신다 세월 흘러서 가을이 되도 울엄마 콩 터시는 모습 볼 수 없으면 나 슬퍼서 어떻게 사나 http://column.daum.net/poem1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