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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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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다는 말은...


BY 개망초꽃 2002-07-06

보고싶다는 말은...


사랑한다는 말보다 많이 썼던 글귀,
보고싶다.

사랑한다는 말을 하면
부담스러워할까봐
사랑한다는 말을 하면
지겨워질까봐...
사랑이 시작될 무렵
나즈막하게 속삭였던 말
"보고싶어"

바닷가 모래밭에
파아란 하늘 언저리에
그대 넓은 등뒤에 쑥스럽게 썼던 말
'보고 싶었어'

사랑은 시작하기 보다
지키기가 어렵다고 그대는 말했지.

사랑하는 연인들이 맨처음하는 약속이 뭔지 알어?
영원하자는거래.

그대 말처럼 그댄 사랑을 지키지 못했고
내가 물어 본 약속처럼
우린 영원히 만나지 못한다는 걸 알지.

무심한 파도가 지워버린 짧은 글귀,
보고싶다.
떠도는 하늘이 가지고가버린 한마디 말,
보고싶어.
돌아선 그대 등뒤에 써 두었던 허무로움,
보고 싶었어.

지키기 힘들다는 사랑을...
영원할 수 없다는 사랑을...
보고싶다는 말로 남긴 이야기,
모래밭 낙서같은 우리 둘만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