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랑
하루를 천년의 무게로 사랑한 가난한 사랑아. 길고 긴 대낮의 허리를 묶어 놓아도 슬픔으로 저무는 저녁은 찾아 들었습니다. 함께 걷던 길 위엔 나 혼자만 남겨져 있습니다. 그대 남겨 둔 은빛 강물 위에 함께 접어 띄어 놓은 종이배가 떠 내려갑니다. 나 그대를 기다리는 기다림은 어제와 오늘이 같고 오늘과 내일이 같아서 저무는 강이 흘러흘러 바다와 제몸을 섞어 잃어버리듯 나 또한 나는 두고 종이배 하나만 기억하나니 가난한 내 마음처럼 내 사랑 또한 나는 없고 형상없는 마음만 남았습니다. 기억속의 시간은 언제나 풍요로운데 떠나보내고 남겨진 자의 시간 속에는 떨어진 추억만을 줍는 가난한 여자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