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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랑


BY 필리아 2002-06-01

가난한 사랑

가난한 사랑

하루를 백년처럼 기다려

하루를 천년의 무게로 사랑한

가난한 사랑아.






길고 긴 대낮의 허리를 묶어 놓아도

슬픔으로 저무는 저녁은 찾아 들었습니다.






함께 걷던 길 위엔

나 혼자만 남겨져 있습니다.

그대 남겨 둔 은빛 강물 위에

함께 접어 띄어 놓은 종이배가 떠 내려갑니다.






나 그대를 기다리는 기다림은

어제와 오늘이 같고 오늘과 내일이 같아서

저무는 강이 흘러흘러 바다와 제몸을 섞어 잃어버리듯

나 또한 나는 두고 종이배 하나만 기억하나니

가난한 내 마음처럼 내 사랑 또한

나는 없고 형상없는 마음만 남았습니다.






기억속의 시간은 언제나 풍요로운데

떠나보내고 남겨진 자의 시간 속에는

떨어진 추억만을 줍는

가난한 여자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