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다듬으며--
염원정
틀에서 벗어나면 자유로울까
한 평생
지구를 맴도는
세월의 가닥
겨울 나뭇잎처럼
어지간히 참았던
우주의 노래로 흩어지네
벌초는 산 사람의 몫이고
죽은 자는 말없이
기일을 기다리는데
원점으로 가는
순간의 가위질로
겨우 생기는 듯 스러지는
하늘로 뻗은 목숨들이
잘릴 듯이 잘릴 듯이
더러는 살아서
때를 기다리네
누울 자리 살필 새도 없이
부모보다 앞장서
바람에 혼을 실은 오빠는
아버지의 하염없는
혼백만 남은 피리소리가
아팠을까
허공에 매달려 있는
기러기 울음
고향 뒷동산에 쉬게 하려고
머리를 다듬네
겨울 강을 건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