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울지마라 아가야
길옆으로 늘어선 벚나무
붉게 물든 파지를
하나씩 흩어놓는 계절이 오면
우리 할머니댁에 가자꾸나.
속살같은 도랑에는
저 닮은 물고기가 노닐고
삭발이 된 논바닥은
허수아비가 지킬테지..
울지마라 아가야
회색빛 하늘이
고두름같은 바람을
내 뿜는 계절이 오면
우리 할머니댁에
가자꾸나
뜨뜻한 엄마방에
누워 뽀얀 창으로
눈송이도 보고,
고구마도 먹고,
엄마 젖도 한번
만져 보구로..
울지마라 아가야
사월이 오면 그때 가자꾸나.
구름같은 벚나무
꽃송이 몽글 몽글
맺히고
한스푼 바람에도
꽃비가 우수수 떨어지는
그 계절이 좋겠구나..
울지마라 아가야
고향길은 멀지 않은데
차만 타면 금방인데
아가야
내 고향 군항제 하는 그 계절이 오면
아가야 우리
그땐
꼭,
가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