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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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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놓는다


BY 얀~ 2001-10-22

불 놓는다


베어 묶은 벼,
첫 수확도 못하고
주인 떠난 들판에
옷가지 던져주고
넥타이 허리띠
이불 베개
삼켜 재로 날리도록
불 놓는다

종친 회장이며
고향을 지키며 살아온 57년
비마져 눈물처럼 땅을 적시고

하얀 수건 한 장
들길에 깔고 눕는다
들깨 깍지에 남은 향
콩잎 흔들며 스치는 바람
뼈만 앙상한 옥수수 대
비마져 비켜간다

빈손으로 왔다 가는 길
활 활 타는 불꽃에
나그네 뒷 모습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