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남편을 큰아들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65

가을의 문턱에 서서 : 3연 24행 두운 행시


BY 달빛사랑 2001-10-17

2. 가을의 문턱에 서서


가랑잎 사각이는 가을 숲 들어서면
을방의 산머루가 붉그스레 웃으며 반긴다.
의업을 버리고자 들어선 발걸음은 바빠지고
문득 떠오르는 내 고향 그 모습
턱잎 자라나 느티나무가 되어가는
에루화 흥겹던 고향의 풍년가
서울에서 평양까지 오고 가던 이산 가족
서러운 시절은 가고 그리운 시절은 오도다.


가지많은 나뭇잎 바람잘 날 없다지만
을밀대 부벽루 보고 싶은 마음으로
의로운 백두대간 정기를 받자고
문지방 넘어서 달려가는 이 마음
턱은 아직도 높고도 높아도
에델바이스 피어오르는 그 곳에 가고파
서럽게 울고도 울었건만
서서히 늙어가는 이 모습 오로지 남은 것은 수구지심뿐!


가을맞이 청포도 잔치는 벌어지고
을야부터 나타난 보름달빛 아래서
의중지인 그 님과 함께하는 사랑방
문방사우 꺼내어 옛 사연 펼쳐보고
턱수염 어루만지며 반갑게 마시는 동동주 한 잔에
서기어린 거문고 소리 하늘로 오르고
서방님! 그리운 품에 안기는 이 한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