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날의 일기
아이들과
오므레오므레 모여앉아
호박장수 놀이를 하다가
아까부터 마려웠던 오줌이
이제
더는 참기 어려워
집으로 냅다 달리다가
도저히 못참아
감나무 할머니집 담장에 쪼그려 앉고 말았다.
저기서
내 앉음새를 보고 달려온 머슴애가
흘러가는 내 오줌줄기에
저도 오줌을 갈기면서
- 오줌줄이 맞닿으면 이담에 신랑각시가 된다더라
히히히 -
하고는 휭하니 달아나 버리는 것이었다
나는 갑자기 부끄러워
아래 옷을 후딱 추켜입고
집으로 달음질쳐 방문을 꼭꼭 걸어 잠그고는
몰래
거울을 들여다보았다
시집 < 며칠 더 사랑하리 : 집사재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