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꼴 찾기
1
아이랑 단둘이서
외출을 한다.
오다가다 만나는 사람들
'아이가 엄마를 쏙 뺏네요'
서슴없이 말해준다.
2
시댁식구들 아이보고
'어쩜 이리도 아빠 판박일까'
옛날 사진 속 남편 모습
너무나도 똑같다고
수선스레 비교한다.
서글서글한 눈꼬리며
앵두 같은 입술하며
복스러운 귓볼하며
섬세한 손가락에
새하얀 피부까지
영락없는 지애비다.
지애비는 얌전하니 없는 듯 키웠는데
똥고집 부리기는 누굴 닮아 이런누
지애비는 순둥이라 탈없이 자랐는데
극성떠는 버릇은 누굴 닮아 저런누
가끔씩 말씀하시는 날 닮은 구석이다.
3
눈썹모양 나 닮았고
콧망울도 나 닮았고
살짝 지는 속쌍거풀과
막건너간 손금까지
나랑도 맞춰보면 많이 있는데
이런 말씀들은 날이면
자궁 속이 허전하다.
내 어릴 적 사진 한장
아이얼굴 옆에 두고
닮은꼴 찾아본다.
2001년 8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