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삼키고
가슴속에 눌러놓았던
그리움 하나 날리지 못하게 된 그 곳엔
휑한 바람 하나 덩그라니 남았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벌판 한 구석에 쪼그려 앉아
몇날 며칠을 마음으로 달려 달아나 봅니다
눈을 떠 보면 언제나 그 자리엔 당신이 있습니다
따스하던 손끝의 감촉이 아직도 살아있어
나를 놓아주지 않는 그 자리에
숨만 쉬며 목마름으로
조금씩 타들어가는 내가 있습니다
영원을 노래하는 것이 아니었나 봅니다
다짐과 약속으로 묶는것이 아니었나 봅니다
욕심과 조바심으로 앞서 가는 것이 아니었나 봅니다
남아 있는 긴 세월의 끈들이 눈 앞에서 펄럭이고 있는데
짧은 시간속에서 그리움의 조각들을 평생의 퍼즐처럼 천천히
맞추고 있었어야 했는데...
당신을 향한 불처럼 끓어오르는
정념들을 삭일줄 모르는 작은 틈들은
가슴의 살을 벌리고
그 아픔, 견디지 못할거 같았던 흘러간 시간들도
지금보다는 나았음을 알았어야 했었는데...
그대 없는 빈 자리를 지키고 있다보면
살아있어 한번은 다시
우연처럼 인연이 찾아올까요?
땅속에 파 묻힌 몸을 빼낼 수 없어
아직 이승의 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대 없는 빈자리에서...
모든 방황도 부질없음이겠지만,
그래도 그 방황으로 해서 시간들이 가고 있습니다
당신의 잣대가 지켜주고 있기에
늘 그 자리엔
꽃 한 송이, 새 한 마리 머물 수 없습니다
그렇게 나의 빈 자리를 만들어 놓고
당신도 하늘 아래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건가요?
정말로 만나야 할 사람은 만나진다지요?
언젠간
시간의 흐름조차 초월한 그때까지
인연이 다 하지 않았다면
허허롭던 들판에
다시 새가 울고 꽃이 피겠지요?
그때까지 그 자리에서
지나간 아름다왔던 기억들에
지워지지 않을 아름다운 색을 입혀
가슴으로 품다가, 녹아내릴 수 있다면
시공을 초월하여 스며들어
당신만 볼 수 있는 한 송이의 꽃으로
피어날 것입니다
그대 없는 빈자리는 언제나
그대로입니다
바람만이 지날 수 있는...빈 자리로...
세상의 모든 바람을 다 맞아
바람 한 점 남지 않을 그 날이 오면
그땐
그대 마음으로만 볼 수 있는
영혼의 꽃,
영원의 꽃으로
아름다웠던 진실의 시간을 엮어낸
당신의 마음으로 다시 살아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