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생각들
생각들이 방을 나와 산책을 시작한다
지나는 사람들 곁을 잠시 스치고
머리결을 흔들어 놓은
허름한 바람 하나를 만나
잠시 눈인사 나누고
다시 횡단보도를 건너 편의점을 지나
벤치위에 앉아 사람들 옷깃에
잠시 잠시 스쳐본다
생각들은 알고 있다
살아가면서 얼마나 바보스러운 행동에
집착하고 얼마나 많은 밧줄로
스스로를 옭아 매었는지를...
지나는 사람들 속에
던져 놓은 허상의 그림들은
걷어들여도 걷어들여도
돌아 오지 않는다는 것을...
그럼에도 생각들은
산책을 멈출 수 없다
오늘도 그릇됨의 허상을 위하여
내일은 이루지 않은 새로움을 위하여
다시 찾을 수 없는 그 모든 날들을 위하여
그리하여
과거 속에 버려버린 알몸들을
수치스러워 하지 않기 위해
바람 속으로, 사람 속으로
오늘도 방문을 나선다
2001.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