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편지...
방치되던
편지를 태웠다
밀려난
사진도 태웠다
남아 있는
추억의 그림만이
세월의 곰팡이 냄새로
방치되어 있다
머리카락이 빠지고
눈가에
입가에
주름이 생기면서
탱탱한 젊음이야 멀어져도
곱던 맘이야
접어두기 슬퍼서
편지를 쓰지요
책 사이
깨알 글씨를 보면서
가끔은
너의 정체를 추억하면서
오늘도 다시금
책을 빌리고
돌려줄 때
담당자에게 몇 줄의 인사를 적는다
텅 빈 들판에
외로이 서서
기다려 본다
바람만이 친구가 되어
향기로 돌아온다
내 가슴에
꽃 두어 송이 숨겨 두고
가려 두고 있는데...
곰팡이 슬고 쾌쾌한 냄새나던
편지도
사진도
추억에서 끄집어내어
햇볕에 말려야지
깨알 글씨 너두
끄집어 내어
물을 주어야 겠다
편지도 자라나
열매 맺을 수 있도록...
추억도 자라나
희망으로 열매 맺을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