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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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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BY bedesda(이 선화) 2001-04-21

어머니

길고 긴 날

질팍한 세월속

당신의 젊음은 어디다 두셨나요



깊이 패인 주름살

못난 딸 걱정에

또 한뼘이나 들어가버린

어머니 고왔던 눈

야윈 가슴



에미 되고 보니 알겠네요

어머니 마음



이 맘때쯤

봄 소풍가던날

새벽부터 일어나

넉넉치 못한 살림에도

자식 위해 요것 조것

꼭꼭 다져 맛나게도 채워 말아주시던 김밥



그것이 어머니 사랑인줄도 모르고

먼저 한줄 드셔보라고 권해보지 못한것이

왜 이리도 후회스러운지요



어머니

전 괜찮아요

토끼 같은 녀석들 눈망울만 봐도

행복한걸요



저를 위한 걱정일랑 하지 마세요

조금 덜 부유하고

조금 덜 건강하다는 건

제가 세상 사는데 도리어 힘이 돼요



가진것 적으니 나태하지 않고

더 낮은곳 볼 줄 아는 지혜가 자라고

아파보니 겸허함도 배우고



일상의 자잘한 기쁨과 행복에

감사를 잃지 않고 살아간다면

이 또한 신이 주신 복이 아니겠어요



이젠 마음 푹 놓으시고

함박웃음 지으셔요 어머니



분홍 치마 저고리

비단결 까만 머리카락

쪽빛 고운 비녀 안 꽂아도



고우셔요 어머니

세상 누구보다도



이제는 제가 안아드릴께요

너무나 작아진 어머니 어깨

제가 보듬어 드릴께요



사랑하는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