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58

꿈속에...


BY 얀~ 2001-04-21



돌담
자줏빛 구기자꽃
병풍처럼 피고
장독대
돌무더기 아래
키 작은 노란 꽃 무리
까칠한 털로
손대지 말라고
손대지 말라고
살랑대던
평온한 한낮
아드득~ 아드득~
황소는
풀을 씹고
뒤뜰
뭉게구름 엄마 삼고
돌멩이 친구 삼고
들일나선 식구들 기다리며
텅 빈 집에서
소꿉 놀이하던 곳
툇마루
걸터앉아 발 장난 치고
모로 누워 바라보던 돌담
햇살이 들이치는 돌담에
따뜻한 주황빛 추억의 영화들이
천천히 스친다
혼자서 놀던
말 없이 커버린 내가 있어
쉭~쉭~
영사기를 돌려
꿈속을 헤매다 돌아와
하루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