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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가슴


BY 윤종옥 2000-11-30

*** 바람과 가슴 ***

시린 바람이 코끝을 지나

옷깃속으로 파고 듭니다

파고드는 바람을

가슴은 아무말없이 감싸줍니다

어디론가 떠나려던 바람은

가슴의 따뜻함 때문에

그냥 그 자리에서 머물고 맙니다

가야될곳이 어딘지

언제 떠나야 하는지

자기의 본분을 잊은채

바람은 가슴에 안주하려 합니다

이렇게 자신의 생명이

소멸된다 하더라도

바람은 가슴에게서

떠나지 못합니다

외로운 바람에게

가슴은 안식처가 되어 주었고

어쩌면 죽음보다 외로움이

더 무섭다는걸

바람은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