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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담배


BY 희망 2000-11-23


청솔가지 타던 냄새였다.

느릅나무 껍질 같은 손가락과


파삭한 입술 사이에서


검은 연기를 피어 올리던 담배


빗방울로 떠다니던


구부정한 기억들을 게워냈다.




이빨 빠진 재털이와


타다 만 담배 꽁초 몇 개


아버지의 유산이었다.


어머니는 향로에서


향을 뽑은 후에


담배 꽁초를 꽂으셨다.


매운 연기를 헤치고,


목발의 아버지가 걸어 나왔다.




그 놈의 댐배


그 오사할 놈의 댐배 좀


그만 피우시라던 어머니가


향로에서 타다 만 담배를 뽑아


당신의 검푸른 입술에 구겨 넣었다.


번제를 올리 듯


어머니의 입안에서


담배 불이 붉게 타 올랐다.



안녕하세요.

저 님들이 써 놓은 시들 열심히 감상하고 있답니다.

cyberjubu.com 제 글마당에 올려진 시인데요 여러분과 함

께 나누어 싶어 퍼왔습니다.

울 집 앞엔 플라타너스 나무 한 그루(가로수이지만)가 우람하게

서 있는데 마지막 잎새처럼 간당간당 매달려 있는 파삭한 이파리

들이 겨울을 맞이하느라 아우성을 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님들..겨울 채비는 하셨는지요.

평화로고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