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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나 흔들지 말지


BY 어진방울 2000-11-22




-- 손이나 흔들지 말지 --




망월동에 묻힌 신아를 보러 갔었다

그렇게 좋아하던 안개꽃에 붉은 장미를 들고서
산허리를 돌고 오르며 찾아 헤메이는 게
왜그리 서럽고 가슴이 아프던지
결국 관리사무소에 확인하고서야 다시 산을 오르며
미안타! 미안타!

노란 장미 유리상자를 보면서
차마 붉은 장미를 담아주지 못했을 사랑하는 이의 마음이,
단지 물에 띄워진 코스모스 꽃빛처럼 뜨겁게 솟구쳤다

같이 보고 싶어 사 간 시집을 보았다

"내 목소리 닿을 수 없는 먼 곳의 이름이여.....
그대는 정녕 한 발짝도 내게 내려오지 않는가요"

"보고싶다. 보고싶다. 말도 못할 만큼 그대가 그립습니다"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남아있는 사람은 무언가.....
기약도 없이 떠날려면 손을 흔들지 마라"

내 선택을 믿는다며
네 의지대로 잘 살아야 한다며
손 흔들어 주던 친구를 그리워하며 사는 게
살아남아 살아가는 내 몫인가 보다

친구 머리맡에 앉아
나 왔다며 만져보며 느끼고 싶은 게
무엇이었을까
그리움 뿐이었을까

통한으로 부른다
신아!!!


-- 아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