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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에 걸려 있는 나


BY SHADOW 2000-11-12

마술에 걸려 있는 나


황량하게 불어대던 바람도
새 날이 오면 사라지고

가슴속 에려 오던 칼날도
?빛이 비추이면 무디어진다

우리 만들었던 마술속에
나 조용히 침잠하며
잠기고 싶었다

아침이 되고
또 새로운 날이 와도
헤어나지 못할 미로임을
알고 있다

마술은 보아서는 안된다
마술임을 알면서도
보기 시작하면 마술속에
소리없이 내어맡기는 자신을
주체할 수 없어지고
마술조차 느끼지 못하게 되어감을
알면서도 나 그 마술을
기다리고 있다

내 몸 하나와
내 생각 하나가
먼 길을 혼자 가야함을 알면서도
운전해줄 생각 하나를 기다리고
운전해줄 몸 하나를 기다린다

몸은 몸이 아니다
몸은 마음이라는 것을
알아버린 지금은
마음 둘 곳 없어서
챙겨 보듬어줄
마음 하나를 기다린다

그 마음이 와서
마음이 되어버린 몸 하나를
데려가 버리고 마는
그 마술을 기다리고 있다

마술에 걸려 있는 나는
마술에 걸리고 싶어하는 나이고
이미 나는 내가 아님을
알고 있는 나이고
나 아닌 나를
찾고 싶어하는 나이다

마술에 걸려 있는 나는
내가 시작한 마술이지만
내가 끝낼 수 없는 마술임을 알고 있다

오늘도 나는 마술에 걸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