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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공] - 모야님께..


BY 낙서쟁이 2000-11-10


허 공


삐걱거리는 흔들의자에
한겨울 고양이처럼 웅크리고 앉아
멀리 시선을 고정 시킨다.

어느새 커피는 식어있고
내 상념은 벗어날줄 모른 채
나를 묶어두는데

꼬리에 꼬리를 문 여행길에
유리창을 때리는 빗물은
소리없이 울고있다.

회색빛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 조각을 그리며
빗물속에 햇님을 올려다 본다.

가까이 내려와 있는 햇님 뒤에
그리움도 와 있건만
잡을 수 없음은 그대로
그렇게 멀리에 있다.

이 상념을 언제쯤 허공에서
거두어 들일 수 있을까?
그리움의 끝을 찾아
상념의 여행길을 재촉한다.


[낙서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