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 하늘이 아껴 둔 은행빛 여명으로 온통 노란 세상 밝히더니 이내 단풍빛 쏟아부어 붉은 벨벳 깔아 놓은 듯 넘실 거린다 금새 잠재울 어둠은 스미어 지친 마당의 잎새들은 노란빛인지 붉은빛인지 잿빛 밤이 익어간다 저마다 개똥벌레 꽁짓빛 발하지만 깊어진 하늘은 보랏빛 술취한 하늘도 보랏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