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
오신다던 님의 소식 없어
바람결에 실려오려나 반가이 맞아도
미소 한줌 뿌리고 사라지는 바람
바람이 보내는 가벼운 미소에도
어쩔줄 몰라하며
깊숙이 묻어 두었던 사랑 한줌
바람결에 실어 보낸다
빠알간 단풍이 물들면
오신다던 님의 말씀에
오색빛깔로 물든 산 정상에
님의 내음 맡으며 나 홀로 섰네
파란하늘의 하얀구름이 친구가 되고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억새풀에 손내밀고
바람결에 실려오는 그대 내음에
오랜 기다림의 야속함도 잊은채
그대 품에 안기운채 저문 가을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