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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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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편지4


BY 까미 2000-10-12



설악산은 단풍이 절정이라고
텔레비전의 화면을 빨갛게 물들이고 있어

어느 산 정상엔 억새풀 군락이 하얗게 흔들리고
어느 계곡엔 시린 물줄기에 붉은 가을이 둥둥 떠다니는데

아직 단풍잎 하나
예쁘게 구경하지 못했어

가을인가?

부산의 가을은 향기가 없어
어느새인지 모르게

불타는 단풍도 없이
선명한 가을색을 보이지도 않고
그냥 어정쩡 누렇게 시들어 가는 가을

설악산 계곡에서 들리는
저 가을의 향연은
나의 시선을 먼하늘로 거두어 가고 있어

오늘
나의 꿈으로
가을이 다가와
내 고향 산천의
불타던 가을을 안겨주고

머루알 검은 향기처럼
왕겨 속에서 익은 돌배의 누런빛처럼
내 유년의 가을을 가지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