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에 관한 시 4
-- 병실에서
김경진
서늘한 기운이 살갗에 소름을 돋워낸다
우리에게 항상 소중한 출발이었던 가을이다
너의 마음을 내게 준 것도,
첫사랑의 가슴 절이는 보고픔도,
평생 함께 하길 서약한 것도 가을이었다
누구도 너의 외로움을 알지 못하리라
핏기 없는 손마디와 발가락으로
예뻤던 기억들이 빠져나가는 것일까
악몽을 떨어내려는 네 입술이 떨린다
내 몸 안의 피를 다 너에게 줄 수만 있다면
그래서 우리의 가을을 소생시킬 수 있다면
너의 공백이 많은 미소가 내 가슴에 꽂힌다
너의 외로움이 내 외로움이라는 것을
아내여! 우리 가슴에 간직한 바다로 가자
거기 외로운 섬엔
들국화처럼 튼튼한 생명이 있겠지
그 곳에 가면 너와 나의
생명도 튼튼해지겠지
--시집 나는 그리움을 타고 너에게로 간다 중에서
*작가 소개*
성명: 김 경진
67년 전북 순창 출생
한국외국어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시문학>, <월간문학> 신인상 당선으로 작품활동 시작
시집: <서른 살의 사랑> --작가정신 발간
<나는 그리움을 타고 너에게로 간다> --도서출판 선우 발간
대전.충남 민족문학 작가회의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현재 서울우유 근무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