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벗꽃나무 한 그루 ]]
아파트 정원에 왕벗꽃나무 한 그루.
2월부터 빨갛게 때 이른
겨울눈 밀어내더니
3월 끝자락에 꽃망울
다닥다닥 머금더라.
그 모양새 미소 머금은
입술처럼 달콤하더라.
4월의 첫 주부터
가슴이 놀라 소리지르도록
그렇게 화사하고 아름답게
다가와서는 잔인한 이 4월이
다아 지나갈 때 허망한
꽃가루만 비처럼 뿌리더니
지난 여름 태풍에 가지 하나 꺾이고
풀죽은 모습이더이라.
하늘 향하던 그 넓은 두 팔을
다아 짤리고 핏물처럼
황토흙 바르고 서 있네.
내 년에도 나는 화려한 꽃비를
기대하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