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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벗꽃나무한그루


BY 박동현 2000-10-11

[[ 왕벗꽃나무 한 그루 ]]

아파트 정원에 왕벗꽃나무 한 그루.

2월부터 빨갛게 때 이른

겨울눈 밀어내더니

3월 끝자락에 꽃망울

다닥다닥 머금더라.

그 모양새 미소 머금은

입술처럼 달콤하더라.

4월의 첫 주부터

가슴이 놀라 소리지르도록

그렇게 화사하고 아름답게

다가와서는 잔인한 이 4월이

다아 지나갈 때 허망한

꽃가루만 비처럼 뿌리더니

지난 여름 태풍에 가지 하나 꺾이고

풀죽은 모습이더이라.

하늘 향하던 그 넓은 두 팔을

다아 짤리고 핏물처럼

황토흙 바르고 서 있네.

내 년에도 나는 화려한 꽃비를

기대하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