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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BY 박경진 2000-10-08

누군가가 보채듯이 뒤척이는 소리에
눈을 떴네.
새벽 미명에 몸을 트는
검은 바다.
끝 없는 탄생의 웅얼거림.
그 곳에는 젖가슴 풀어헤친
여인네처럼
헤픈 미소를 띄운 바다가
누워 있었네.
먼 곳에서 불어오는
바람소리를
철썩이는 파도로 응답하네.
깊고 깊은 속앓이
한 수다로 털어버리네.
그리고
시골 아낙같은 넉넉함으로
조용히 기다리네.
뭇 생명의 칭얼거림이
품에 안겨 잠들기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