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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이름과 사랑


BY 이윤이 2000-10-05




사람의 이름과 사랑



새롭게 태어나던 어느 날 저녁

이어 피어난 아침

햇살에 와르르 무너져 버렸던

작은 城

마치 세상의 처음 같던

어둠의 꿈틀거림이

하얗게 재가 되어 버려

사방 연속 무늬 위에 차곡히 쌓여 내렸지



사각의 벽들이 버티고 서 있는 방안엔

비누 거품의 벽돌들이 난무하고

윙-윙 거리며 울고 있는 형광등, 아니 바람

사랑의 모습이 보이고

사람의 소리를 들었지

빛과 어둠은 한데 어우러져

벽을 칠하고 있었고

머리 속의 영상들은 올 스톱되었지



그리곤,

사랑이 일어나

조용히 방문을 열고 나갔고

정지된 화면 속엔

사람이, 하나의 정물로

남아 있게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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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년 10월에 쓴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