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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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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가을날(자작시)


BY 섬.. 2000-09-28


햇볕에 나무들 잔잔히 서고
나무 아래, 녹슨 잎들 탄피처럼 구르는
화창한 날, 창문을 열면
혹시나 세상이 꺼꾸로 선다

사람들의 마른 웃음도 다정하게 무심하고
만질 것 없는 풍경으로 놓이는 창문 밖
화창한 날, 마음의 중심으로 앉으면
오히려 내 하늘의 어두움 즐거워

다 괜찮다고, 입김 적시며
간호해오는 슬픔이 차라리 안스러워
내 쪽에서 팔 거둬붙이고 그의
주인이 되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슬픔의 가장자리를 돌 뿐인 나의
경박한 생활이 짙어져도, 더
깊어져 튼튼히 묶여도, 사랑처럼
슬픔의 배경이 아득해져도
괜찮다고 문득 생각해 본다.

아지트...시의 나라..꿈꾸는 섬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