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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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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를 위하여


BY 신진숙 2000-08-10

K를 위하여






길 위에서 비를 맞다.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다.
차들이 헤드라이트를 켜고 지나다,
당신의 두 눈빛과 마주하다.
당신의 말들이 욕설처럼 질척한
바닥에 까부라지다.
비가 그치지 않다.
무거워진다.
우산을 잃다.
사람들이 스치다.
빗속에 우두커니 선 당신의 옆모습을 바라보다.
눈을 감는 그대.
길 위에서 영락없이 극락가려나.
기적 보다는 복권을 믿어야 하리.
당신의 냄새를 맡다.
멈추지 않는 세상.
서지 않고 가는 버스.
꽁무니르 바라보다.
길 위에서 몇번인가 다시 당신을 생각하다,
비를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