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하게 주변을 지워가며
흘러내라듯 저녁비가 온다
다소곳한듯 땅바닥을 두드리는 소리에
더위에 쳐져서 숨쉬는 일조차
잊었던 대지의 생명들이
이제서야 기꺼운 몸짓들을 시작한다.
바람소리도
이 들의 새 생명을 불어넣어주려는듯
무난하게.. 잔잔히..
서늘함을 잃지않으려 다만 흔들리고 있을뿐이었다
그들과 함께 하는 일이란게
그저, 바라보는 것...
함께 적시는것에 만족을 하며
그저 마음 이나마 한껏 열어놓고
다시찾은 그들의 생기로 하여금
나 역시도 다시금 습기를 통한 여유를 찾고
그들이 느끼는 행복을
조금씩 나눠받는 일이 남아있을뿐
..........................
수줍은듯 두드리던 그 곳에
동그마니 번지는 그들의 행복
그리고 나의 여유가 새숨을 쉬고 있었다
이제 바라보지 않아도
나는 그곳을 볼수가 있다
한껏 담아가지고 왔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