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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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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열두번째---


BY 별바다 2000-07-24


내 나이 스물에는 자주 몸살을 앓았다.

소나기에 열을 식혀 젊음을 추스리며
바람이 지나는 거리를 방황했다.

내 나이 설흔에는 가슴을 앓았다.

어깨를 짓누르는 무거운 짐을 지고
땅끝까지 맨발로 단숨에 뛰어 내렸다.

내 나이 마흔에는 영혼을 앓았다.

휘돌아 한방울의 물이된 폭풍
하늘에 닿은 한이 불이 되어 번개로 꽂혔다.

내 나이 오십에는 인생을 앓았다.

찢어진 보물섬 지도 조각을 맞추어
죽은 바다위 낡은 목선 돛을 올린다.

내 나이 육십에는 무얼 앓을가?
그때도 지금처럼 아픈곳이 남았을가?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가?

그리고........ 난 지금 어디쯤일가?


------별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