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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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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기둥


BY 임진희 2000-07-11

내가 그대를 처음 알았을때

유월 어느날이 였지요

노트 한권 달랑 들고

지정된 교실로 들어 갔지요

들쑥 날쑥

나이는 달랐지만 새로운

공부를 하겠다고

그렇게 눈빛을 반짝이며

당신 앞에 앉았습니다

당신의 복장은 생소 했고

손톱 긴 매니큐어가 낯 설어

자꾸만 제 손톱을 내려 보았죠

짧게 깍은 제 손톱이

당신의 긴 손톱 때문인지

더욱 더 짧게 보였었지요

삽십 오명의 학생들이

당신을 따라 인사를 하며

그렇게 공부는 시작 되었죠

오하요우 고자이마스

오하요우 고자이마스

시작은 좋았지만 한달 지나니

하나 둘 빈 자리가 생기고

마지막 남은 세 사람은

부득이 다른 반과 합치게 되었죠

정체 심한 길을 지나 그곳에 갈때

언제나 기쁨이 가득 했지만

연로 하신 당신은 정열을 잃고

수업은 잡담으로 변해 버렸죠

일본어 수업 시간에 우리말로

잡담하다 끝나고 말면

막힌 길 뚫고 온 보람이 없어

돌아 가는 가슴은 허전 했지요

이제 졸업을 해야겠구나

즐거움은 이것으로 안녕인가

내 마음의 기둥이 된 그 시간이

이제는 추억이 되고 혼자서

책을 보며 지낸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