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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산행


BY walttz 2000-07-11



새벽 산행


산이 날부른다
이른새벽 부시시한 맨얼굴로
애써두눈 치켜뜨고
터벅터벅 오른다



한점 바람이 스쳐지나간다
맺혀있던 땀방울이 빛을 발한다
밤새 기다림으로 물들여진
뜨거운 잎새들이
온몸을 ?고지나간다
등줄기에 한줄기 땀방울이
또르륵 구른다


오르고 또오른다


거대한 산은 내 몸뚱이를 짓누르고
울창한 숲은 뜨거운 열기를 뿜기시작한다
숨소리 점점 거칠어지고
목구멍은 점점 뜨거워져 침이마르고
입안 가득 단내가 품어져나온다



온몸이 달구어지기 시작한다
온몸이 녹아내린다
밤새 시달렸던 악몽이 떨쳐지고
가슴구석구석 응얼졌던 욕망들이
흐믈흐믈 빠져나간다


나 이렇게
뜨거운 몸뚱이로
일곱능선 완산칠봉산허리돌아
거대한 너의 등을 힘차게 즈려밟고
고개들어 도시를 내려본다
옛완산의 도시 전주여!
깨어나거라 그리고
영원히 무궁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