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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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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전 상서


BY 별바다 2000-07-10


오늘밤, 빈방에 불켜고 들어선 순간
어머니!
거울속에 예전처럼 서계신 당신을 보았읍니다.

저 안에서 나를 마주하는 휑한 눈동자
먼길 떠난 당신이 거기 있었읍니다.

한줄기 실연기로 피어오르는
무게를 벗어던진 당신의 육신이
비 그치길 기다리듯
서성이며 처마밑에 들어섰읍니다.

당신의 선혈로 생겨난 이몸이
끝내 그가슴에 응혈로 뭉쳐져
옹이진 마디마다 진한 화농으로
깊은 흉터로 자리잡았으니---

당신은 나의 생명이요
나는 당신의 죽음이라.

미움과 후회와 탄식으로 남은 날들!

느는 흰머리를 솎아내지 못하면서
당신의 잔영이 나를 덮으니
이건 누구인가?
어떻게 된걸가?
난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영혼까지 닮은건 아닐가?

반기지 않았으나 그게 나였음을...
외면할수없는 영속의 굴레
나 또한 내 아이의 거울속에 남을것을!

어머니!
오늘밤 내 핏줄을 타고 흐르는
당신의 선혈이 뜨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