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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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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되는 길


BY 한송이 2000-06-23

엄마되는 길은 멀고도 험해

"임신입니다" 이 한마디에
기쁨의 눈물흐르고

기쁨도 잠시
시작되는 입덧

밥냄새, 냉장고냄새, 김치냄새, 비린내...
자꾸만 미싱미싱, 울렁울렁

먹은 것 토해내고 또 먹고,
토해내고, 먹고, 또 토해내고,

그렇게 입덧이 끝나면
돌아오는 입맛에 불러오는 배

배 한 구석의 꼼지락거림에
벅차오르는 환희!

예쁜 것만 보고
좋은 말만 하고
좋은 생각만 하고
반듯한 음식만 먹고

비가오나 눈이오나
자나깨나 조심조심

산더미처럼 배가 솟아오르면
이리누워도 출렁
저리누워도 출렁

서도, 앉아도, 누워도
아무래도 편치가 않네

나가서나 들어와서나
앉으나 서나 조심조심

아들일까 딸일까 궁금궁금
손가락 발가락 다 있을까 의심의심

죽을 힘 다해 애 낳고 나면
내 몸은 상관않고 아기만 무사한지 궁금궁금

밤잠 설쳐가며 기저귀 갈고
두 세 시간마다 우유데워 먹이고

안아주고 업어주고
씻겨주고 입혀주고
팔 다리 허리 어깨 아픈줄도 모르고

방긋 한 번 웃음에
모든 피로가 눈녹고.

한 번 뒤집을때
보람되고

한 번 앉으면
기쁨되고

한 번 기면
즐거움되네

한 번 걸으면
신바람나네

"엄마"소리에
샘솟는 행복!

엄마되는 길은 멀고도 험해!


-영자님의 빠른 회복을 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