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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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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난받는 여성 전시회에서


BY 김영숙 2000-05-28

수난받는 여성
사진 전시회는
설여름이 들어오지 못하는
여성회관 지하에 있었다.

딸아이를 데리고
그곳에서
나는 소리조차 지르지 못해
침묵으로 죽어가는
여인들과
어린 아이와
짖이겨진 세계를 만났다.

우리들의 이십세기는
그 서늘한 지하에서
울고 있었다.
바람없는 땅밑,
아주 컴컴한 곳에
딸아이와 나는 서 있었다.

우리는 모두
미쳐버린 것일까?
그곳에는 신도, 진리도
악마마저도 포기한
마지막 땅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