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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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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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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와 지금


BY 심심해 2000-05-08

그때와 지금
그때와 지금

그때는 그랬습니다.
내가 벌어서 우리가 살 수 있음에 감사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가 벌어서 우리가 살지 않고 함께 버는것을
짜증스러워 합니다.

그때는 그랬습니다.
빨래하는 모습에 거들어 주겠다며 함께 물기를 짜주던 그가
고마웠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더 많은 도움에도 다정한 말 한마디가 빠졌다고
불만스러워 합니다.

그때는 그랬습니다.
힘들게 일하고 지쳐 돌아온 그의 모습이 안쓰럽고 자랑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이 그의 의무이고 나도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그때는 그랬습니다.
남의 집 조그만 방을 빌려 작은 침대에서 자면서도 서로에게
더 가까이 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의 보금자리에 그때보다 더 큰 침대에서
자면서도 침대가 작다고, 서로의 살이 닿는 것이 불편하다고
느낍니다.

그때는 그랬습니다.
울거나 투정부리거나 짜증을 내어도 그는 절 안아 감싸주고
제게 힘이 되는 말을 해주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우는 모습에 짜증스러워하고 속상해 하는 제
마음에 더 큰 상처의 말로 힘들게 합니다.

그때는 그랬습니다.
내주변에 아무도 없어 외로워하는 것을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가 함께 할 수 없음이 생활로 인한 당연함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로움을 타는 제가 철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때는 그랬습니다.
반찬이 없어 고추장으로 밥을 비벼먹어도 함께 식사할 수 있음을행복해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새쌀로 밥을 짓고 반찬을 만들어도 언제나
혼자서 식사를 합니다.

그때는 그랬습니다.
서로에게 잘못이 있어 충고하면 기꺼이 상대의 충고를 받아들이고 진심으로 고치려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상대의 충고를 달갑지 않게 여기고 무시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때는 그랬습니다.
차비가 없어 나갈 수 없어도 집 두 산으로 손잡고 산책가는 것을 즐겼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차도있고 돈이 있어도 집 근처를 함께 산책하는
일은 없습니다. 놀러를 가도 함께가 아닌 혼자가 편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때는 그랬습니다.
부모님께 인정받고 함께할 날만을 소망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서로를 피곤하다 여기며 잘못된 만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때보다 더 나은 환경속에서도 우리의 지금은 훨씬 더 불행합니다. 왜일까요. 그토록 사랑했고 그렇게 소망하던 결혼을 위해 수 많은 날들을 기다림이란 단어와 함께 했는데 그리고 지금 우리는 이렇게 함께살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