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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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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나. 그리고 우리.


BY 이윤이 2000-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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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나. 그리고 우리.


기다란 끈이 있었다.
한쪽끝은 너에게서 시작되었고
또 다른 끝은 허공에서 맴돌았다.

공중에는 수없는 끈들이
어느곳에도 묶이지 못한 채
중심잃은 지구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어떤것은 잡고 있기가 무거웠고
또 어떤 것들은 너무 가벼워
날아가 버렸다.

어느날,
잡을 수 있는 거리에서
끈 하나를 보았다.
찬연한 빛속에서
춤추듯 날아오는 끈 하나를.

다가오고 다가오는
광휘의 끈을 조용히 잡아보았다.
눈부신 금관을 나르듯 조심스럽게.

조용한 햇살에 이슬을 피운듯
한 잎씩 開花하는 흰빛 꽃처럼
살아나는 生命의 숨소리에
가슴을 맞추고
입에서 입으로
꿀을 날랐다.

한쪽 끝은 너에게서 시작되었고
달콤한 香은 내게만 옮겨졌다.

또 다른 한쪽끝의
감싸드는 포근함은 나의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눈에서 눈으로
손에서 손으로, 온 몸으로
서서히 서서히
꿀을 나르기 시작하였다.

나는 끝이 될 수가 없었다.
시간은 강은 아직도 흐르고 있었고
그 흐름은 永遠을 통하여
춤추듯 나부끼는
끈으로만, 向하기로 하였다.

한쪽끝은 너에게서 시작되었고
또 한쪽끝은
너를 向하기로 하면서
그렇게 그렇게
끈들이 이어지기 시작하였고
그렇게 그렇게
- 우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