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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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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 - 2.


BY 이해경 2000-03-24


네게로 보낼 시를 쓰며,
내 영혼의 조각들을 조금씩 떼어 내
피빛 선명한 기억을 한 줌 씩 새겨 넣으며,
너로 하여 나는 배웠다.
진홍빛 그리움을.

네게로 가는 길에 대해 생각하며,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며,
결국 내 영혼의 마지막 까지
기꺼이 파지로 버리며,
나는 믿지 않게 되었다.
사람의 일을.

사람의 일은 사람에게로,
신의 일은 신에게로
단지 우리의 일만은
우리에게로 미루어 달라.

나는 오늘도 불면의 밤을 맞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