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71,150

그대를 사랑하기 위하여 - (1~4)


BY 이해경 2000-03-16


- 1 -

내 사랑이 이 生에서 멈춰야 한다면, 그리하여 길고 긴 生命의
시간동안 다음 生을 그리워해야 한다면, 나는 이쯤에서 나의 사랑을
멈추고 싶다. 결국 살아간다는 것은 누구에게도 말 못하고 스스로를
속이며 그대를 사랑한다는 것, 결국 알 수 없는 삶의 시간 동안 미워하지도
잊지도 못할 그대를 위해 내 가슴만 숯덩이처럼 검게 타 들어 간다는 것.

- 2 -

이토록 안타깝게 그대를 사랑한다는 것은, 어쩌면 내 生命의 심원 저
쪽에서부터 스스로를 망각하기 시작하여, 끝내는 나 자신을 잃어 버리고,
그 비어 내린 자리를 온전히 그대의 모습으로 바꾸어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도 나는 행복하여라, 그대의 숨소리 한 줌, 갸녀린
맥박 속에도 내가 그대로 하여 다시 부활하고 있음을 안다.

- 3 -

내가 그대를 사랑하게 된다는 것은, 나 자신을 온전히 그대의 모습으로
바꾸어 버린 것과, 나 자신은 결국 그대가 울고 웃으며 생활하는 그 모든
날의 그림자 속에서 간혹 발견되는 존재로 남아도 좋은 것을 의미한다.
그리하여 나는 前生의 기억 저 편에서부터 다가오는 작은 기억의 편린 속에서도
느낄 수 있으리라, 나는 진정으로 그대 있음에 행복할 수 있음을.

- 4 -

나의 사랑은 이토록 나약한 상상 속에서 살아, 그대가 무심코 지은
웃음 하나에도 마음 즐거워 하고 그대의 표정 없음에 가슴 아파하여,
무심한 생활속에서 그대의 주변에 편재되어 있는 내 스스로의 존재마저도
가벼이 여기게 된다. 내가 앞으로 나갈 수 있음은 내 지나 온 길에서
거대한 光望으로 지켜 오는 그대가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