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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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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퇴임 파티


BY 캐슬 2022-06-29

  케이터링 서비스로 주문한 음식이 제일 먼저 도착했다. 뒤를 이어 아들내외와 딸내외도 방글방글 웃으며 알맞은  시간에 도착했다. 며느리와 딸은 거실에 상을 펴고 음식을  차리느라 분주하다.  일회용 그릇에 담긴 음식을 접시에 옮겨 담으려니 모양이 제대로 안 잡힌다며 몇가지 음식은 그대로 먹겠다며 나의 동의를 구한다.
  "마음대로 하렴. 아무려면 어때. 맛있으면 그만이지."
   며느리와 딸이 흐믓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아들이 거실 벽에 커다란 현수막을 거느라 부산스럽다. 

   "그건 또 언제 준비했니."
   대답대신  아들이 싱긋 웃어 보이며 말했다.
  "아버지 퇴직인데 이정도는 해야죠."
   이 맛에 자식 낳아 키우는가 싶었다. 이 모든 상황을 남편은 말없이 바라보고 서 있다.  
  "자, 이제 자리에 앉아주십시오."
  아들의 부탁에 우리는 각자 편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아들의 간단한 인사가 있고
 난 뒤 훌륭한 아버지께 '최고의 아버지 상'으로 감사의 패를 전달하겠다고 했다. 남편이 아들과 마주하고 섰다. 아들이 최고의 아버지 상의 감사패를 읽기 시작했다.

  "기적을 위헤 쉬지 않고 달려온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지난 날에 존경을 표하며 명예로운 정년 퇴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아버지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며감감사하는 마음을 모아서 이 감사패를 드립니다." - 사랑하는 가족일동-

감사패를 받아쥐며 아들과 포용하는 남편의 눈에 눈물이 어룽거렸다. 그걸 본 딸이 크게 소리쳤다.
  "울지마! 울지마!"
 "내가 언제 울었는데"
  손 등으로 눈가를 훔치며 남편이 훌쩍거렸다.  그 모습을 보는 나도 마음이 착찹했다.
 
  남편의 퇴직 파티만 아니었다면 더 없이 즐거운 모임이었겠지만 남편도 나도 미냥 즐겁지만은 않았다. 우리 두 사람의 마음이 안중에 없었던 건지, 아니면 우리의 마음을 헤아리고 두 아이들이 즐거운 분위기를 이끌어주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이렇게 남편의 정년퇴임식 날 밤은천천히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