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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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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희망(?)


BY 조 양 희 2010-10-13

귓청이 터져나갈듯한 음악소리에. 알아듣지도 못하는 얘기들. 사이에 나는 서 있었다.

미옥인 언제 영어공부를 했을까? 나름 내 귀에는 유창하게 언어를 구사하는듯하다.

나는 바보가 되어 있었다.

그러고 있는 내가 신경이 쓰였는지 미옥인 흑인 한명을 내게로 팔짱을 끼고 인도해 오고 있었다.

그 흑인에게 미옥이가 뭐라고하자 그는 대뜸 내게 손에 들고 있는 맥주병을 건네며 멍하니

쳐다보는 내게 시늉을 하는것이 아닌가?

힐끔 미옥일 쳐다보자 마시라는 손짓을 했다.

그러면서 "마마가 보고 있으니 쭈욱 들이켜.."에라 모르겠다.

병째 벌컥벌컥 마셔버리자 환호성이 나오고 박수 세례까지...

그 흑인은 "부라보!부라보!"를 외치며 나를 스테이지로 이끌었다.

나도 그저 음악에.술에 그렇게 나를 맡겨버렸다.

속이 쓰리고 목이말라 눈을 떴다.미옥이 방이다.

그런데 미옥인 없고 나만 혼자 그렇게 널부러져 있었던듯...

거울을 보다가 화들짝 놀랐다. 그곳엔 내가 아닌 온 얼굴이 마스카라와 루즈로 얼룩져

사람의 형상이 아니였다.

내가 그동안 수도없이 보아왔던 술집아가씨의 형태.나는 늘 저런 사람은 되지 말아야지를

맘속으로 늘 다짐했다.

그런데 거울속에 비친 지금 나의 모습은...

생각을 하게했다. 이건 아니다란 생각을...

이내 술기운에 다시금 깊은잠에 빠져버렸다.

그러다 미옥이가 깨우는 바람에 눈을 뜨게 되었다.

"니 속 마이 아프제..ㅋㅋ야! 니도 끼가 있대? 딱 체질이더만...ㅎㅎ"

"그러게 내가 미쳤제 어제 별일은 없었나?"

미옥이 얘기인즉.그렇게 스테이지로 나가서는 맥주를 몇병을 더 마시더니 그동안 고고장

다니면서 갈고닦은 춤 실력을 유감없이 뽐내며 신나게 노는듯 하더니 그 자리에서 픽 쓰러졌단다.

나는 미옥이한테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이런 생활을 얼마쯤했으며.

또 돈은 얼마나 어떻게 벌리는지를...

미옥인 이미 중학교 2학년때 퇴학을 당하고 자기집 문간방에 세 들어 살던 언니를 통해서

이곳을 알게 되었으며. 벌써 반년을 훌쩍 넘겼다한다.

주인아저씨는 알아주는 건달이여서 아무도 가게를 넘보지않으며 오히려 철저히 보호(?)를 받고 있단다.

벌이는 본인 하기에 따라 틀리지만 벌써 50만원정도를 모았다했다.월급은 없고 팁으로만 생활한다했다.

50만원???? 어린나이인 내게는 천문학적인 숫자다.부럽기까지했다.

내친김에 멍자국에 관해서도 물어보았다.

며칠전에 그래도 아버지라고 돈이 몇푼생기자  생각이나서 동생도 볼겸해서 집에 들렸다 여전히 술병과

씨름하고있는 아버지가 못마땅해서 몇마디 쏘아부쳤다가 맞았다한다.ㅠ

미옥인 대수롭지 않은일인양 그렇게 말해버린다.

그러면서 미옥인 나를 설득하기 시작했다.생각보다 그리 어렵지않은 일이라며..

그리고 영어는 따로 배우지 않고서도 손짓 발짓해도 다 알아들으며 오히려 재미있어한다했다.

그리고 지금 우리 나이에 마땅히 받아주는 데도 없다며 같이 지내자며 내게 어리광까지 피운다.

얘기를 다 듣고서 나는 도저히 이일은 할 자신이 없다고하자 처음엔 좀 언짢아 하는듯하더니

그럼 이제 어쩔거냐는 물음을 했다.그러면서 가능하면 집으로 돌아가는게 최선이라는 말도 빼먹지않고..

그러나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았다. 내가 없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나를 찾지않으며 나 없이도

웃을수 있는 아빠도 미웠고 아무것도 모르던 내게 호향년이라 남자를 안다는 고모도 싫었고.거기에

어린 딸자식을 매독에 걸렸다고 단정짓는 무식한 새엄마도 싫었다.

그 집은 내가 없음으로 행복한 집인것을....

나는 늘 속으로 아빠를 기다리는지 모르겠다.친구들과 본의아닌 여러번의 가출을 감행하면서

매번 친구들은 오빠.아니면 언니.아니면 엄마.아빠가 찾으러와서 들켜서 따라들 가 버렸다.

나도 혼이나도 좋으니 한번쯤 그렇게 들켜지기를 ...

가끔은 은근슬쩍 흔적들을 남겨보기도...그러나 나는 언제나 늘 혼자 남겨지곤 했었다.

미옥인 내게 눈이 번쩍 뜨이는 제안을 하나 했다. 자신을 그 클럽에 소개해준 언니가  이제는 이 일을

안하고 부산서면에서 친척언니가 운영하는  음악 다방에서 일을 하고 있다했다.

낯선곳도 아니고 부산이라면..그리고 음악다방이라면....

나는 그곳에서 미옥이에게 신세를 며칠을  더 지고 경아라는 나 같은 처지의 친구하나와 미옥에게

차비까지 3만원을 얻어서 연락처를 받아들고  부산으로 방향을 잡았다.

미옥에게도 같이 떠나기를 종용했으나 거절했다.동생을 가끔 보러가야기도 하지만 자긴

 이곳 생활에 이미 적응을 해 버려서 다른일은 못할것 같다면서...

나는 그렇게 경아라는 동지를 한명 구해서 비장한 각오를 하게되었다. 

그래 이제 학교는 포기하고 나도 돈을 벌어서 빨리 어른이 되어버려야해~~

아무도 나를 무시하지못하게....

그때 내마음은 그랬다.자신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