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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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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과의동침


BY 조 양 희 2010-10-02

어느덧 시간은 흘러갔다 주저없이.....

나는 그길로 열이 40도를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여러날을 아파야만했다.

그래서 어쩔수 없이 겨울방학을 며칠 남겨두고서 병결을 내고 울산 아빠집에 올수밖에 없었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복통도 같이왔다.낮에 동네병원 응급실을 다녀왔다.

담당 의사는 소견서를 써주면서 지금 바로 큰병원에 가서 수술하지않으면 죽는다고했다.

그 길로 큰병원이 아닌 아빠집에 돌아왔다.

기운이 하나도 없고 힘이없어서 혼자 일어서는 것도 힘이들었다.

겨우 일어나서 화장실을 다녀오다가 안방에서 두분이 얘기나누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어쩔건데? 수술 안하면 애가 곧 죽는대잖아?"

"휴.방법이 없잖아. 지 명이 이것 밖에 안되면 나도 어쩔 수 없지뭐..."

"그래도 일단 큰병원에 가서 병명이라도 알자..응?"

"갔다하면...칼 댔다하면 몇백일건데 돈이 어딨노..."

더 이상 들을수가 없었다. 서 있을 기운도 없었지만 아빠의 죽어도 어쩔수없다는 말만 내가슴에

 비수처럼 꽂혀서 아무얘기도 들리지 않았다.

그때는 아빠의 그 소리가 얼마나 당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내뱉는 말인지 알수없었다.

그렇게 아빠에 대한 섭섭한 맘으로 눈물을 흘리다가 잠이 들었다.

그냥 이대로 나도 죽어버리려나부다 생각하면서...

누군가 옆에와서 이마를 짚어보며 찬 수건을 올려줬다 내렸다하는데...

눈을 뜰 수가 없었다.아니 눈은 분명히 떳는데 사람형체가 보이질 않았다.

목소리로 누군지 짐작을 했다. 지금 새엄마의 남자 조카였다.

"고모! 이러는거 아니지 죄받는다.애를 이대로 죽일셈이야?"

"너는 속 모르면 말하지마라.나도 대책이 없어 이러고있다."

새엄마의 조카는 새엄마랑 나이차이가 별로 나지않는 새엄마의 큰오빠 아들이라 했다.

그렇게 한참을 새엄마랑 아빠를 힐책하던 그 오빠가 아무것도 먹질 못하는 날위해 우유를 사 들고 왔다.

고마운 마음에 정말 눈물이 났다.날 위해 따뜻한 말을 들어본지가 너무 오랜만이라..

맛있게 먹어주었다.힘겨웠지만 너무도 감동했기에...

금방 죽을거라던 나는 죽지않고 서서히 기운을 차리기 시작했다.

복통도 멈추었다. 서서히 움직임이 자유로와졌다.

단지 밝은 빛 밖에는 아무것도 보이질 않아서 집 밖을 나갈수가 없다.

그러기를 여러날....

새엄마는  누군가에게 소개를 받고 나를 침쟁이 집으로 인도를 했다.

무허가 침쟁이집으로...

앞을 볼수 없으니 며칠은 새엄마와 함께 동행을 했다.

신기하게도 며칠 침을 맞아서인지 앞도 보이기 시작했고 더 이상 복통도 없었다.

그 쯤 되니 새엄마가 혼자 다녀오라 했다.

그래서 혼자 찾아갔더니 늙은 아저씨가 괴이한 짓을 할려했다.

복통 때문이였는지 가슴 명치끝에 침을 놓아야 된다며 옷을 훌러덩 올리더니 놓으라는 침은

않놓고 가슴을 만지작 거리는게 아닌가....

나는 기겁을 하고 아저씨를 힘껏 밀치고 냅다 뛰었다.

집으로 돌아올때는 사실대로 말해버리고 아저씨를 혼내줄 마음이였는데....

나 때문인지 아니면 뭔지는 모르지만 새엄마랑 아빠는 부부싸움을 엄청나게 하고 있었다.

아무 말도 못하고 내방으로 아니 동생들이 있는 방으로 슬그머니 들어와 누워버렸다.

동생들?????

새로이 아빠집에 왔더니 내게는 여동생보다 한살많은 여동생이 또 하나 생겨 있었다.

새엄마의 딸이라 했다.

어쩌면 구박 받고 업신여김 당하든 고모집보다는 오히려 맘과 몸이 편한지도 모르겠다.

이유없이 침 집엘 안가겠다고 한다고 속 모르는 아빠와 새엄마는 나를 죽을려고 작정했다며

나를 혼내기만 한다 .나는 바보인가보다.

고모집에서 일어난일도...또 침 아저씨가 했던일도 그렇고...

왜? 얘기를 사실데로 할수없었는지를...부끄러웠다. 그냥....

그런데....이상한 현상이 내게 일어났다.

열도 더 이상 오르지 않았고 복통도 멈춰서 좋아했는데....머리가 한웅큼씩 빠진다.

그냥 쓸어내리면 쑥쑥 빠진다. 너무 보기가 흉하다며 새 엄마가 가발을 하나 사 들고 왔다.

보는데서는 시큰둥 받았지만 방에 와서는 얼른 써 보았다.우스꽝스럽긴했지만...

그래도 성의가 괘씸하여 보여줄려고 아빠방에 갔다가 나는 멈칫했다.

"쟤 아무래도 못된애들하고 외박하고 다닌다 하더니 매독 걸린거 아니야?"

"...."

아빠의 그 침묵이 나를 더 화나게 했다.

어린나이였지만 그것이 무슨 병인지는 알고 있었다.

항상 아빠의 직업 덕분으로 주위에서 속칭 이모라 불리던 많은 직업여성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던것 같았다.

고모는 어느새 나를 품행이 방정하지 못한  나쁜아이로 만들어 버린듯하다.

세월이 수 없이 흘러 알게된 나의병명은 장티푸스 2기 까지였단다. 3기면 목숨이 위태로왔다는데....

복통은 아마도 급체에서 왔었던것 같고....

그래서 무작정 밖으로 나와버렸다.해질녘에 돌아왔는데 아무도 내게는 관심 밖인듯 웃음소리가

담장 너머 까지 들려왔다. 화기애애한 웃음소리가....내가 없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나  없이도  여기도 저기도 다들 행복하겠구나 .내가 있을 곳은 없구나.

내 설곳은 아무데도 없다.

이렇게 적(?)과의동침도 막을 내려 버렸다.

정처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