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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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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한사랑


BY 작은아씨 2010-03-08

 

 

웨딩드레스 허리를 너무 조인탓일까?

 

앉아있는지 서서있는지 모르게 허리도 아파오고 등도 뻣뻣해진다...

 

역시 예상대로 하객은 별로 오질않았다..

 

회사사람들 몇명보이고 친척들이라고 해봐야 5명 고작이구나~!

 

현태쪽 하객은 너무 많이왔네.. 그래서 그런지 더 긴장된다...

 

긴장해서 그런지 말도 잘안나오고

 

입술은 떨려서 경련까지 일보직전이고..

 

사진기사 아저씨의 후레쉬에 목이탄다...

 

그런데 왜 지숙이는 안오는걸까?

 

아참.. 지숙이는 나에 가장 친한 베스트프렌드... 중학교때 부터 친구이다.

 

신부입장 10분전인데도 지숙이가 보이질 않아 걱정이 된다...

 

내 남친 아~~ 이제 신랑이겠구나...

 

현태도 지숙이가 늦네 라고 한마디 한다..

 

휴...

 

도움이의 신부입장 하라는 소리에 일어나 나갈려는데 막 지숙이가 뛰어들어온다..

 

"윤아야~~ 에고.. 늦어서 미안하다야~~ "

 

"아~ 가시나.. 좀 일찍오지~!!"

 

"차가 막혀서~~ 와 근데 오늘 화장 제대로 먹었네 이쁘다~~"

 

지숙이가 와서 그런가? 긴장되어 있는 얼굴이 좀 풀린듯 하다..

 

난 부모님이 안계신다....

 

중학교때..

 

그러니까 지숙이가 전학오던날... 부모님이 돌아가셨다...

 

그래서 난 지숙이가 우리반이 된걸 같은반 애들보다 일주일 뒤에나 알았다

 

내 짝지가 된것도...

 

부모님 빈소에는 고작 10명 정도밖에 오질 않았다

 

동네 사람들밖에 없었으니........

 

이상하게 난 눈물이 나질 않았다

 

그런데 왜 일주일 뒤에... 눈물이 터져나온것일까?

 

그것도 첨보는 지숙이 앞에서........

 

집에가는 동안... 참았던 눈물이 터져나와.. 나도 모르게 짝지인 지숙이한테 안겨 엉엉 울어버렸다

 

그런날 지숙이는 한참이나 말없이 안아줬고 이때부터 우리둘인 세상에서 둘도 없는 베스트프렌드가 되었다...

 

말수도 별로없고 냉정하다 정도로 친구들에게 무관심했던 나에 비해 지숙이는 항상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고 촌구석에 전학온 아주 세련된 서울내기였으니 어딜가나 주목받는아이였다..

 

한학년에 한반 밖에없는 동네였으니 지숙이의 등장에 동네 귀먹은 팔순노인도 다 알정도였으니..

 

살떨리는 결혼식이 끝나고...

 

난 가까운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갔다

 

지숙이는 내내 내 옆에서 신부도움이 역할을 잘해줬다 가방도 맡아주고 공항까지 운전도 해주고..

 

언제 그랬듯이 지숙이는 없어서는 안되는 친구다....

 

현태는 나랑 대학교 cc였다 동아리 친구였다가 커플이 된 거였는데...

 

나에게는 너무 잘하는 사람이다........

 

지숙이도 인정한....!

 

제주도에 도착하자마자 다들 부모님한테 안부전화를 하지만 난 지숙이에게 전활했다...

 

"지숙아~ 잘 도착했다. 오늘 니가 고생많았지? "

 

"고생은~~ 아까 너 신부입장할때 나 울뻔했다.. 가시나... 잼있게 놀다가오고 니 뱃속에 애기 놀라지 않게 조심해"

 

"그래~~걱정하지마라 니 조카 배에 잘있단다 ㅎㅎ "

 

옆에서 현태씨는 피곤한지 벌써 침대서 자고 있다..

 

짐도 풀지 않은채....

 

현태랑은 10년 사귀고 결혼한거라 설레임은 벌써부터 없어진지 오래이다

 

서로 속옷만 입고 돌아다닐정도니...;

 

나도 샤워를 하고.. 피곤함이 몰려와 한숨 잘려고 누웠다...

 

얼마나 잤을까?

 

사실 더 자고 싶은데 아침부터 먹질 못해서 배고픔에 일어났다..

 

자고있던 현태가 없다...

 

화장실 갔나?

 

담배사러갔나?

 

호텔 베란다로 가서 찬바람 좀 쐬면 잠이 달아날까 싶어 창문을 열려고 하는데...

 

거기에 현태가 서 있다.........

 

"어... 그래..나도... 윤아는 자고있어.. 전화또할께"

 

현태가 전화를 하는 모양이다...

 

"일어났네 전화하고 있어??"

 

잠시 놀란 표정이다......... 내가 더 놀랬다...

 

"누구기에 놀라니?

 

"아~~ 오늘 결혼식에 온 친구~~"

 

아.. 그렇구나....

 

"우리 애기 배고프데 밥먹으러 가자~!"

 

"아~~ 나도 배고프다.. 그래 뭐 먹지?"

 

내 배를 살살 쓰다듬는 현태.....

 

난 3개월째... 현태애기를 가졌다...

 

현태부모님은 현태가 독자여서 그런지 애기를 무척 반기셨고 결혼도 일찍서둘려주셨다..

 

난...

 

원래 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애기가 좋아해서그런지 두꺼운 흑돼지를 혼자서 3인분이나 먹었다

 

현태도 놀라는 눈치다...

 

"와 우리 애기 장군감이네"

 

"너 닮은애기 나오면 우리집에 돼지 키워야 겠다"

 

"나 술하잔 하고 싶은데.. 소주 딱 한병만 마실께~"

 

무드없긴........

 

난 사실 호텔에서 둘이서 마시고 싶었다.. 임산부라서 술은 못먹지만 흉내라도...

 

"그래 한병만마셔~~"

 

얼추 취기도 오르고 결혼식 당일의 피곤함도 몰려와서...

 

호텔로 바로 들어와 다시 누워서 잠들어 버렸다...

 

한참 자고 있는데...

 

현태의 문자 알림 소리가 계속 신경쓰인다...

 

원래 사생활은 별로 터치안하는 편인데...

 

이날따라...

 

신경이 쓰여 안떠지는 눈을 겨우 부비며 폰을 열어본다........

 

제길........

 

비밀번호 설정이 되어있다~~~!

 

참내...

 

이러니까 더 알아보고 싶어졌다...

 

몰래 폰을 가지고 화장실로 가서 비밀번호 알아내기 시작했다..

 

이러는 꼴이 좀 우스웠지만 ...

 

이제 우리 신랑인데 뭐 어떨까싶어... 아는번호 조합해서 꾹꾹 눌러봤다....

 

수십번 누른던 참에..

 

전에 살던 집 비밀번호가 생각이 났다...

 

3588

 

맞다~!!!!

 

그냥 스펨문자거나 아님 오늘 결혼식에 온 친구 이거니 했다....

 

확인을 눌렸다~!!

 

"보고싶다 오늘은 그냥 잠만잘거지? 전화기다릴께"

 

뭐지??

 

누구지?

 

수신번호는 그냥 0000 이다..

 

아~ 스펨이구나... 그럼 그렇지...

 

그런데 이 더러운 기분은 뭐야?

 

그냥 잠만 잘거지? 우리가 신혼여행온거 아는 스펨이야? 참내....

 

이참에 현태 폰을 뒤져보고 싶었다.........

 

아니...

 

그냥 그렇게 문자만 보고 닫아서야 되는거였다..............

 

도착하고 베란다에서 통화했던 사람........

 

목록을 살펴봤다.......

 

숙이...........

 

숙이??

 

남자이름이 숙이가 있나?? 가만히 있던 심장이 뛰기 시작한다...

 

통화목록을 훎어나갔다...

 

숙이..

 

숙이..

 

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