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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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걍 픽션일 뿐이고


BY 현정 2009-03-16

변호사 선임후 시댁과의 사이는 남극이 되었다.

시어머니는 더이상 병간호 하러 오지도 않고.

애들 고모네서 봐주던 아이들도 병원으로 데러다 놓고 가버렸다.

 

좁은 병원 침대에서 두 아이와 함께 생활이 시작되었다.

다행이 병원 식구들이 아이들과 함께 있는것을 짜증내지 않고 잘 넘겨주었다.

자신들의 밥은 한숟가락씩 덜어서 아이들 밤을 만들어 주었고, 병원에서 지루해 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산책도 다녀와주었다.

 

사고나고 그렇게 6달만에 퇴원을 하고 집으로 왔다.

그러나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엄마와 어린 두 딸, 그리고 무기력증 아빠.

이 조합의 생활이라...

 

보상금으로 받은 돈은 1년을 넘기지 못하고 다 사라졌다.

그러나 아빠는 전혀 일할생각을 하지않고 자기는 환자라면 방안의 중간의 떡하니 누워있다.

 

나는 힘이 없어 픽픽 쓰러지는 몸으로 일을 나갔다.

아직 어린 아이들은 고사리 손으로 밥을 챙겨 먹으며 엄마를 기다렸다.

 

정말 아픈것일까?

나도 아픈데..

그래도 자기는 사지는 멀쩡하잖아..

 

입시학원에서 강사로 일하며 겨우 80만원을 벌어서 4식구가 생활을 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카드 빛은 야금 야금 부풀어만 갔다.

 

내일이면 카드 메꾸지 못해서 카드가 터진다..

앞이 깜깜하다..

방안 한구석에서 뒹굴대는 남편에게 베게를 집어던졌다.

 

일좀해...

나 내일이면 카드더 터져..

그럼 생활비 어떻할거야?

 

악을 쓰고 싸워도 보고, 눈물로 빌어도 보고...

 

천천히 일어난 남자는 썩소를 지으며 말을 던졌다.

 

"너 감히 우리엄마한테 대들었지?"

꽝...

이게 무슨소리야?

 

"대들어? 내가 뭘.. 못본지가 벌써 몇년째인데..."

이게 뭔 자다가 시나락 까먹는 소리야?

 

"그래... 그러니까.. 병원에서.. 너 왜 너 맘대로 변호사 샀어?"

 

이게 정말 무슨소리야?

 

" 야.. 내가 그때 설명 안했어? 너네 엄마랑, 너 잘만 동생이랑 애들 고아원 넣고 보상금 챙기려고 해서 변호사 사야 겠다고.. 내가 너한테 말 안했어? 너도 동의 했었잖아"

 

" 내가? 나 그런 기억 없어."

"기억 없어? 그래 기억 없다 치자.. 그게 뭐 잘못한 거야? 너 자식 고아원 넣었어야 하는데 그거 못넣게 했다고 그게 잘못한 거야?"

 

"그래.. 너 왜 우리엄마한테 대들어.. 내가 복수할 거야. 너 인생 망쳐버릴야"

"뭐"

 

휘정... 하늘이 노랗다.. 이게 뭔소리야?

 

"복수? 인생을 망쳐? "

내 귀가 그렇게 나빠졌나? 귀를 한번 손가락으로 파고..

 

"다시 한번 말해봐.. 복수?"

 

"그래 복수... 네가 뭔데 우리엄마한테 대들어..."

 

한참...

그렇게 숨을 고르고 있었다..

내가 뭔 꿈을 꾸나?

 

"너 마마보인것은 알았지만 정말 중증이다... 그래서 자식 고아원넣어도 엄마말 거역하면 안된다... 그러면서 왜 결혼했니? 나 돈좀 버는것 같아보이니까 그돈 뺏어 먹을라고 했니?"

 

남편의 아주 잔인한 미소가 내 눈에 아주 크게 들어왔다.

 

"그래.. 넌 이제 이혼못해.. 너 소송했던거 취하됬지? 똑같은 이유로 다시는 이혼소송 못해... ㅎㅎㅎ"

 

남편의 잔인한 미소가 온통 세상이 뿌려져 있다.

하늘을 봐도, 벽을 봐도... 욕실에도 수돗물에도...

 

눈을 감아도..

 

그 미소가 내 앞에서 나를 보고 웃는다.